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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조단경 2장, 2부 중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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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선사이신 혜능 대사는 선종의 6대 조사로‍ 중국 선불교‍ 초기에 실존했던 전설적인 인물입니다. 땔나무를 모아서 팔던 문맹의 시골 사람이었지만‍ 어느 날, 금강경의‍ 한 구절을 듣고 그 말의 참뜻을 즉시 이해하며 진리를 깨우치는 체험을 했다고 전해집니다. 혜능 대사는 정식 교육을‍ 전혀 받지 못했지만 부처님 가르침에 대한‍ 자신의 깨우침을‍ 오조 홍인 대사에게‍ 입증했습니다. 그는 남종선인 돈오법문의‍ 창시자로 알려졌는데‍ 즉각적이며 직접‍ 부처님의 깨달음을‍ 얻는 것을 중시하는 선불교입니다. 육조단경은 혜능 대사의 삶과 가르침을 모두 기록했으며 동아시아에서 선종 전통에 큰 영향을 끼친‍ 경전입니다. 오늘은 육조단경 2장에서 선불교의 고대 가르침을 소개하겠습니다.

2장, 반야

다음날, 위사군이‍ 다시 청하므로‍ 대사께서 자리에 오르셔서‍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모두 다 마음을 깨끗이‍ 하고 마하반야바라밀다를‍ 생각하여라』하시며 다시 말씀하셨다.

『선지식들이여, 보리반야의 지혜는‍ 본래 스스로 있는데‍ 다만 마음이 미혹하기에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것이니‍, 모름지기 큰 선지식의‍ 가르침과 인도를 받아서‍ 자성을 보게 되느니라‍. 마땅히 알아라. 어리석은 자나 지혜 있는 자나‍ 불성은 차별이 없는데‍ 다만 미혹함과 깨달음이‍ 같지 않아 어리석음과‍ 지혜로움이 있는 것이니라‍. 내가 이제 마하반야바라밀법을 설하여 너희가 각각‍ 지혜를 얻게 하리니,‍ 지극한 마음으로 들어라.‍ 내 너희를 위해 설하리라‍.

선지식들이여‍, 세상 사람들이 온종일‍ 입으로는 반야를 말하지만 자성의 반야를 알지 못하니,‍ 마치 밥 먹는 것을 이야기로만 하면 배는 부르지 않듯이‍ 아무리 오랜 시간이라도‍ 자성은 드러나지 않으니‍ 아무 소용이 없느니라. 선지식들이여, 마하반야바라밀은 범어인데 여기 말로는 「피안에 이르게 하는‍ 큰 지혜」라는 뜻이다. 이는 모름지기 마음으로‍ 행할 것이지, 입으로 외우는 데 있지 않느니라.‍ 입으로 외우고 마음으로 행하지 아니하면‍ 환상 같고 신기루 같으며 이슬 같고 번개 같으니라. 입으로 외우고 마음으로 행하면 곧 마음과 입이 서로 응할 것이니라‍. 본성이 곧 부처이므로‍ 성품을 떠나서 따로 부처가 없느니라』

『무엇이 「마하」인가? 마하는 곧 크다는 뜻이다. 마음은 우주의 거대한‍ 빈 공간과 같아서 경계가 없으며 모나거나 둥글거나‍ 크거나 작지도 않으며‍ 또 푸르거나 누렇거나‍ 붉거나 희지도 않으며 위나 아래도 아니고‍ 길지도 짧지도 않고‍ 성낼 것도 기쁠 것도 없고‍ 옳거나 그른 것도 없으며‍ 선하거나 악한 것도 없으며‍ 시작도 끝도 없느니라. 모든 불국토는 다 허공과 같으니라. 세상 사람의 묘한 성품은 본래 공하여서 하나의 법도 실체가 없으니‍ 자성의 진정한 공도‍ 역시 이와 같으니라‍.

선지식들이여, 내가 설한 공을 듣고 공에 집착해서는 안 되느니라. 제일 먼저 공의 개념에‍ 집착해서는 안 되느니라‍. 만일, 알아차림이 없는 마음으로 명상한다고 앉아 있기만 하면 곧, 헛된‍ 공에 집착하는 것이니라. 선지식들이여, 우주는 비어 있어 삼라만상을 다 가질 수 있어서 해와 달과 별과‍ 산과 강과 대지와‍ 샘과 개울과 풀과‍ 나무와 숲과 악인과 선인과‍ 악법과 선법과‍ 천당과 지옥과‍ 일체의 큰 바다와 수미산을 비롯한 모든 산이 모두 다 이 허공 중에 있느니라‍. 세상 사람들의 자성이‍ 공한 것도 이와 같으니라.

‍선지식들이여, 자성은 능히 만법을‍ 머금을 수 있으므로‍ 「큰」것이다. 만법이 이 성품 안에 있어‍ 만일 모든 사람의 악과 선을 보더라도 모두 다 취하지 않고 버리지도 않고 또 물들거나‍ 집착하지 아니하면 마음이 허공과 같으니라. 이같이 마음이 크므로 「마하」라 하느니라』‍ 『선지식들이여,‍ 지혜 있는 사람은 마음으로‍ 행하나 미혹한 사람은 입으로만 말할 뿐이니라‍. 또 어떤 미혹한 사람은‍ 알아차림 없이 명상한다고‍ 앉아서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것으로 자신을 크다고 말하는데‍ 이런 이들과는 함께 반야를‍ 말할 것이 못 되는데, 그들이‍ 삿된 소견이 있기 때문이다.

선지식들이여, 마음의 크기는 넓고 커서‍ 법계에 두루 퍼져 있어‍ 명확하고 모든 것을 인식하여 적용되는 모든 것을 이해하니 일체가 곧 하나고‍ 하나가 곧 일체여서‍ 가고 오는 것이 자유롭고‍ 마음자리에 막힘이 없는 것이 곧 반야이니라. 선지식들이여, 마음을 잘못 이끌지 마라. 일체의 반야지혜는 모두 다 자성에서 생기는 것이지‍ 밖에서 들어오는 게 아니다. 반야는 세상 사람의‍ 참된 본성의 기능이다. 이 한 진리를 알면‍ 모든 진리를 알 수 있다. 마음은 큰 힘이 있어‍ 작은 도도 행하지 않는다. 마음으로 이 반야를 닦지 않으면서‍ 입으로 종일토록 공을 말하지 말라. 이는 마치 범부가 스스로는 국왕이라 칭하지만 그렇게‍ 될 수 없는 것과 같으니‍ 이런 자는 제자가 아니니라.

무엇이「반야」인가? 반야는 지혜를 의미하며‍ 어느 곳 어느 때라도 생각이 어리석지 아니하여 항상 지혜롭게 행하는 것이‍ 곧 반야행이다. 한 생각이 어리석으면‍ 곧 반야가 끊어지고‍ 한 생각이 지혜로우면‍ 곧 반야가 생겨나느니라. 세상 사람이 미혹하여‍ 반야를 알지 못하므로 입으로만 반야를 말하고‍ 마음속은 언제나 어리석어‍ 항상 스스로 반야를‍ 닦는다며 공을 말하지만‍ 참된 공은 알지 못하느니라. 반야는 형상이 없으며‍ 지혜의 마음이 곧 이것이다. 만일 이처럼 이해하면‍ 이게 곧 반야지혜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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